2015. 1. 27.

김광석 과 나가부치 쯔요시







 
 
김광석나가부치 쯔요시.....
 
광석이 형을 1989년 처음 알게되고-정확하게는 그룹 '동물원' 형들을 만난게 된 시점-그 후로 쭈욱 친하게
지내면서 후에 광석이 형이 홀로서기를 시작한 후 알게 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광석이 형이 좋아하는 해외뮤지션은 당시 일본의 싱어송라이터인 나가부치 쯔요시였다.
당시 그 얘기를 듣고서 나는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밥 딜런이나 제임스 테일러 같은 미국의 포크가수들 이름이 나올거라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나가부치 쯔요시라니...좀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래서 나는 물어보았다. 왜 나가부치 쯔요시를 좋아하는지...
광석이 형은 몇 가지로 그 대답을 해 주었다.
 
우선 나가부치 쯔요시는 본인이 직접 곡을 쓰고 노랫말을 쓰는 전형적인 싱어송라이터 라고했다.
그리고 그 곡들이 상당히 좋은데다가 특히 노랫말들은 심오하기도 하고 솔직담백한 내용들이라고 했다.
자기는 그점이 참 마음에 든다고...가수로서 충분히 좋아할 만한 이유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나가부치 쯔요시는 성격이 좀 괴팍한 사람인 모양이었다.
일본의 TV방송들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우리나라 와는 좀 다른 면들이많다.
특히나 예능같은 프로그램들은 방송의 수위부터가 좀 과감한 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으면 당연히 편집되어야 할 내용들이 과감하게 방송이 되어지곤한다.
 
우리나라도 그런편이긴 하지만 일본도 방송계 종사자들 특히나 아나운서들 같은경우 고학력자들이 많다고한다.
지금이야 바뀌었을수도 있을지 몰라도... 하루는 나가부치를 일본의 TV 유명 아나운서가 인터뷰를 했다고한다.
우선 나가부치 쯔요시는 국졸의 학력을 가지고있다고했다. 하지만 그는 가수로서 작곡가로서 일본에서는
거의 우리나라의 조용필과 맞먹는 국민들의 존경까지 받을 정도의 대중음악인 으로 성공한 사람이었고...그런데
아나운서의 인터뷰 중에 이러한 질문이 있었다고한다.
 
"당신은 국민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학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당신의 노래중에  'OOOO' 의
가사를 보면 참 심오하고 철학적이며 시적이기도하다. 어떠한 능력으로 작사를 하는가?"
 
참.....어딜가나 이러한 찐따는 항상 있기 마련인가보다.
나가부치는 그 질문을 받고서 아나운서를 같잖다는듯이 쳐다보고서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한다.
 
"당신은 분명히 일본 최고의 대학을 졸업한 사람일것이다. 맞는가? (맞다고 대답을 했다고한다)
그러한 당신의 질문의 수준을 보면....내가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도 못하지만 질문을 했으니 대답을 해 주겠다.
작사라는 것은 내 영혼의 발로다. 즉, 내가 얘기하고 싶고 느끼는것을 솔직하게 어떨때는 조금 은유적으로 표현할뿐이다. 그 작업에는 어떠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학력이 필요치않다. 노랫말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당장하고 싶은것은 이런 멍청한 질문에 대답을 하기보다는 당신의 뺨을 한 대 때리는것이다."
 
그리고서는 당당하게 아나운서의 뺨을 후려갈기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는 얘기를 했다.
물론, 이 얘기가 확인이 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적어도 나가부치 쯔요시의 솔직담백하고 거침없는 성격을
대변하는 일화일것 같다는 생각을했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바로 광석이 형이 가장 멋지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나가부치가 하루는 거의 하루의 대부분을 사라졌었다고한다.
당시만해도 굉장한 유명연예인 이라 보나마나 스케쥴도 많았을것이고 매니저를 포함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는 주변인들이 많았을것이다. 그런데 거의 하루 대부분을 사라졌었다고 하니....
아마도 발칵 뒤집혔었던모양이다.
그런데 저녁 늦게 나가부치는 기타케이스를 메고 술이 흥건하게 취해서 돌아왔다고한다.
그의 사라져있던 시간의 행방을 물으니 나가부치는 그저 좋은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고만
대답을 했다고한다. 아무 일 없이 돌아온것만해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도 않았는데 며칠 후
그의 회사로 전화가 한통 왔다고한다.
 
나가부치 쯔요시의 오랜 팬 이라고 밝힌 중년의 남성은 전화에서 며칠 전 자신의 생일에 나가부치가 직접 사케 한 병을 사 들고 찾아와 자신의 집에서 조촐한 생일파티를 둘이서 보냈노라고 하며 자신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이라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한다.
 
이 중년의 남성은 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장성한 자식들은 자신의 일을 보느라 더 이상 자신은 자식들에게도
외면당한다고 극심한 외로움과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나가부치 쯔요시에게
며칠 후 다가올 자신의 생일에 나가부치와 술 한잔 하며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노래도 부르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상상을 해보았다고 만약 그렇게된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것이라고 팬레터를 보냈다고한다.
 
그저 자신의 상상과도 같은 소망을 담은 팬레터를...
 
하늘의 뜻이었을까..이 팬레터를 우연히 나가부치가 보고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이 중년 남성의
집에 생일이 된 그 당일 날...사케를 한 병 사들고 기타를 메고서 찾아갔던 것이었다.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둘이서 술을 마시며 조촐한 안주에 얘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며 반나절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서 돌아왔던 것이다.
 
광석이 형은 이 대목에서 거의 나가부치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처럼 얘기했던 기억이난다.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며 남자고 가수라고...나도 이런 가수가 되고싶다고..
그래서 지금은(그 당시) 비록 일본음악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우리나라 음악도 일본에 소개되지 못하지만 나중에 반드시 나가부치 쯔요시랑 같이 한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싶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였을까?
한번은 광석이 형 공연에 찾아갔을때 광석이 형과 이른 저녁을 먹으며 반주로 소주를 마시고 대기실에 있을때
팬들이 선물한 선물들 중에 시집이 한 권 눈에 띄였었다. 그 시집 속에는 한장의 예쁜 손편지가 들어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그 손편지를 읽다가 나는 주책없이 울고 말았다.
편지의 주인공은 당시 19살의 여공이었다. 자신은 콘서트라는 것을 처음 보러왔으며 그 콘서트가 광석이 오빠라는 것이 너무 좋았고 공연중에 불렀던 '외사랑' 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흡사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같아 너무나 좋기도하고 눈물도 났다면서...자신이 읽었던 시집 한 권을 선물로 드린다고 쑥스럽고 미안하다면서 계속 좋은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마침 그 편지를 읽을때 광석이 형의 멘트가 귀에 들어왔다.
 
"오늘 낮 공연때 제가 뵙지 못했지만 어떤 여자분이 저에게 시집 한 권과 예쁜 손편지를 주시고 가셨습니다.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하다못해 사인이라도 해 드려야 마땅한데...그러질못해 죄송하군요.
그 여자분은 공장에 다니시는 아직 스무살이 안된 분이셨습니다. 편지에 그렇게 적혀 있더군요.
그 분이 안계신데도 제가 여러분께 굳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그 분이 공연이라는 것을 처음 보러 오셨는데
제 노래중에 '외사랑'을 들으시고는 그만 우셨데요.....우신 이유가...마치 자신의 얘기를 하시는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노랫말이 슬프기도 하고....그래서 우셨답니다. 제 노래가 누군가의 가슴에...마음에 그렇게 기쁘게나..혹은 슬프게나...때로는 신나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저는 언제까지라도 여러분들 곁에서 노래 부르고 싶습니다...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외사랑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광석이 형이 외사랑을 부를때....나는 너무나도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난다.
 
잠깐 다른 얘기지만 후배인 승욱이가 JTBC 의 '히든싱어' 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결국 노래는 '듣는것' 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깨우쳐주기도 했지만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노래를 똑같이 흉내내며 부르는 출연자들을 보며 다시 한번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보려는 다짐을 했을것이라고 믿는다.
 
팬들의 가수에 대한 사랑....그리고 가수의 팬들에 대한 보답..
어떤것이 더 크고 고맙고 이런 비교대상의 논리보다는 자신의 음악 과 노래를 지극히 사랑해주는 팬들을 보면서
이런 마음가짐을 하고 작은 실천이라도 해주는 가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밤 다시 한 번 광석이 형이 그리워지는 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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